해외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을 함께 바라보면, 자금의 흐름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강처럼 움직입니다. 어디선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, 실제로는 항상 ‘더 재미있고, 더 수익이 날 수 있는 곳’으로 옮겨가고 있을 뿐이죠. 오늘은 공매도 데이터와 크립토 ETF 자금 유입·유출을 함께 엮어서, 어디에 자금이 쌓이고 있고, 앞으로 어디를 봐야 할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.
1. Analyst's Note – 공매도 데이터로 보는 시장 심리
1) LUNR – 우주를 향한 불신과 기대
LUNR의 공매도 비율은 28%로, 전체 1위 수준입니다. 우주 산업이라는 특성상 “꿈은 크지만,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은 없다”는 비관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. 그래서 많은 공매도 세력들이 “결국엔 내려올 것”이라고 베팅하고 있죠.
하지만 동시에 이 구조는 폭발적인 숏커버링 랠리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. NASA 수주, 신규 발사 성공, 파트너십 발표 등 강력한 호재가 터지는 순간 공매도 세력들은 포지션을 급하게 정리해야 하고, 그 과정에서 매수 주문이 겹치면서 단기 급등이 연출될 가능성이 큽니다.
2) 비트코인 상승장의 명암 – Miners vs Holders
비트코인 가격은 오르는데, 채굴주인 MARA(25%), IREN(22%)의 공매도 비율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. 반면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한 MSTR(9%)이나 거래소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COIN(6%)은 상대적으로 낮은 공매도 비율을 보여줍니다.
시장은 채굴 비용 증가와 반감기 이후의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며, 단순히 비트코인을 들고 있거나 거래 수수료를 받는 모델을 더 신뢰하는 흐름입니다. 즉, “채굴은 힘들어지지만, 비트코인의 가치와 거래는 계속된다”는 방향성에 베팅하고 있는 셈입니다.
3) 엔비디아의 절대 권력 – 공매도 1%
엔비디아의 공매도 비율은 단 1% 수준입니다. 사실상 “엔비디아 하락에 돈을 거는 시장 참여자는 거의 없다”고 봐도 무방한 숫자죠.
이는 AI 반도체 사이클의 중심에 서 있는 ‘절대 대장주’에 대한 신뢰를 의미합니다. 단기 조정은 있더라도,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가장 안전하고 강력한 주도주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.
2. Crypto Story – 무라카미 하루키식 자금의 이동
1) 옆방으로 옮겨간 손님들 – BTC에서 ETH·XRP로
어제, 비트코인이라는 거대한 연회장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갔습니다. 1억 4,500만 달러어치의 짐을 챙겨 문을 열고 나갔죠. 누군가는 “파티가 끝났다”고 수군거렸을지도 모릅니다.
하지만 그들은 집으로 돌아간 게 아니었습니다. 그저 복도를 지나 바로 옆방으로 자리를 옮겼을 뿐입니다. 그 옆방의 이름은 이더리움(Ethereum)과 리플(XRP)입니다.
특히 리플이라는 방에는 무려 1억 6,400만 달러라는 거대한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. 사람들은 오래된 왕(BTC)이 잠시 낮잠을 자는 동안, 젊고 활기찬 파란색 파도(XRP) 위에서 서핑을 즐기기로 한 것처럼 보입니다. 자본이라는 물은 결코 마르지 않습니다. 그저 조금 더 낮은 곳, 혹은 조금 더 재미있는 곳으로 흐를 뿐입니다.
2) 튼튼한 벽을 쌓는 섬나라 – 일본의 준비금 제도
동쪽의 섬나라, 일본에서는 금융청이라는 관리인들이 벽돌을 나르고 있습니다. 그들이 쌓고 있는 것은 바로 ‘준비금 제도’입니다.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금고가 한 번에 무너져버리지 않도록, 두껍고 튼튼한 벽을 하나씩 쌓아 올리고 있는 셈입니다.
누군가는 “벽이 있으면 답답하다”고 말할지도 모릅니다. 하지만 진짜 큰돈을 가진 사람들은 벽이 없는 방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습니다. 이 견고한 벽은, 어쩌면 앞으로 더 많은 손님을 초대하기 위한 ‘사전 공사’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.
3. [Analyst Report] 냉철한 분석과 전망
1) The Great Rotation – 거대한 순환매
숫자로 정리하면 흐름은 더욱 분명해집니다.
-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1.45억 달러 유출
- 이더리움 관련 ETF로 0.92억 달러 유입
- XRP 관련 ETF 4종으로 1.64억 달러 유입
표면적으로는 “비트코인에서 돈이 빠져나간다”고 보일 수 있지만, 실제로는 시장의 자금이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이동하는 ‘자금 순환(Sector Rotation)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.
이는 비트코인 독주 체제의 일시적 종료이자, 알트코인들이 키 맞추기에 들어가는 전형적인 ‘알트 시즌’의 전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.
2) XRP의 약진 – 메이저 알트의 주도권 장악
앞서 언급했듯, XRP 관련 ETF(4종)에 하루 만에 1.64억 달러가 유입되었습니다. 단일 알트코인 대상으로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이 한 번에 들어온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.
이 흐름 뒤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.
- SEC와의 법적 리스크 해소 기대감
- 추후 XRP ETF 승인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베팅
- 국제 송금·결제 네트워크 확장에 대한 중장기 성장 스토리
결과적으로 지금 시장의 주도권은 비트코인에서 XRP를 비롯한 메이저 알트코인으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.
3) Regulatory Safety Net – 일본의 준비금 제도 영향
일본 금융청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준비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거래소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.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과 준비금을 쌓아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.
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.
- Mt.Gox, FTX와 같은 대형 파산 사태 재발 가능성 감소
- 기관 및 보수적 투자자들의 심리적 장벽 완화
- 규제 명확화 → 시장 신뢰도 상승 → 장기 자금 유입 기반 마련
결국 이는 “규제가 아니라, 안전망을 깔아주는 작업”으로 볼 수 있으며, 특히 일본발 기관 자금이 크립토 시장으로 들어오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.
4. Analyst's Verdict – 종합 의견
"Follow the Flow – 물결을 따라가라"
지금 시장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. “돈이 움직이는 곳을 보라(Follow the Flow)”는 것입니다.
비트코인의 조정은 장기 추세의 붕괴가 아니라 건강한 숨 고르기로 보입니다. 이 구간에서 비트코인을 무리하게 추격 매수하기보다는, 오히려 이더리움과 리플 등 메이저 알트코인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.
추천 전략 – BTC 40%, 알트 60% 비중
한 가지 예시가 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.
- 비트코인 40% – 여전히 시장의 기축 자산
- 이더리움·리플 등 메이저 알트 60% – 자금 유입이 집중되고 있는 구간
다만, 단기 급등한 종목을 쫓아가는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(눌림목) 구간에서의 분할 매수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더 유리합니다.
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(LUNR, 일부 채굴주 등)은 리스크도 크지만, 동시에 강한 반등의 동력도 품고 있습니다. 자신의 투자 성향과 리스크 허용 범위를 명확히 한 뒤, “내가 감당할 수 있는 변동성인지”를 먼저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마치며 – 벽과 파도, 그리고 자본의 흐름
오늘 살펴본 것처럼, 자본은 항상 “어디론가 이동”하고 있습니다. 비트코인에서 알트로, 채굴주에서 보유/거래 기업으로, 규제가 느슨한 시장에서 준비금 제도가 갖춰진 시장으로요.
단기 가격에만 매달리기보다는, “어떤 스토리 위에 돈이 쌓이고 있는지”를 보는 것이 결국 중장기 투자에서 더 큰 차이를 만들어낼 것입니다.



